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Date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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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경제의 활로를 찾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데는 내수 부진 등 여러 기업외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기업들이 중국의 맹추격으로 대변되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하에서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확보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현 경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근원적인 해결책은 결국 기업 경쟁력 강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 기업이 더 이상 낮은 원가 구조를 기반으로 한 저가격 전략을 펼치기 힘든 현재의 상황은 기업 경쟁력 강화가 과거와는 다르게 혁신 (innovation)을 통한 차별화의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함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21세기 지식기반경제에서는 차별화의 근원이 더 이상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유형 자산이 아니라 표준이 될 수 있는 (원천) 기술력, 프리미엄 브랜드, 학습 조직을 구현하는 강한 경영 시스템 등 무형 자산이기에 경쟁자가 모방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무형 자산을 창출하기 위한 혁신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선도적인 대기업도 마찬가지로 과거 식의 빠른 추종자 (fast follower)에서 시장 주도자 (market leader)로의 변신을 위해서는 모방에서 혁신으로의 패러다임의 변혁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경영전략에서 혁신이란 단순히 신기술, 신제품 개발 만이 아니라 차별화를 위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즉, 경영(시스템) 혁신, 비즈니스 모델 혁신, 생산방식 혁신등이 중요한 혁신의 유형이다. 예컨데,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삼성의 놀라운 변신은 양에서 질로, 국내 일류에서 세계 1등 (world best)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전략, 조직, 프로세스, 가치 및 문화 등 경영의 제 측면을 변화시킨 신경영을 통한 경영 혁신에서 기인하였다. 또한, 고객 맞춤형 주문과 생산 (mass customization)으로 기존 PC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한 Dell, 정수기의 판매 모델을 렌털과 서비스 모델로 혁신한 웅진 코웨이 등의 사례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좋은 사례다. 기존의 대량생산 방식을 혁신하여 새로운 Lean 생산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세계 최강의 자동차 업체로 부상한 Toyota의 사례는 생산 방식 혁신이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예이다. 특히 혁신이 단순히 신기술이나 신제품 차원이 아니라 이처럼 경영 시스템, 비즈니스 모델, 생산방식등의 변혁을 통한 조직 전체에서의 가치 창출의 형태로 나타날 때 기존의 제도와 문화등에 얽매여 있는 경쟁자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모방하기 어려워 지속이 가능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러면 기존 기업이 성공적으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선 어떠한 점에 유념해야 하는가? 첫 째, 기업은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에 존재 이유가 있기에 고객 및 시장의 니즈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혁신 활동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가치혁신 (value innovation)도 이러한 측면에 주목을 한 혁신의 틀이다. 둘 째, 기존 기업의 혁신은 변화를 수반하기에 이해 관계자들의 저항을 불러 일으키기 마련이다. 따라서, 혁신 과정에서 최대한 경쟁 및 시장 측면에서의 위기감을 이해 관계자들에게 고취시켜야 하며, 저항을 이겨 낼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 및 조직구조를 확실히 구축해야 한다. 셋 째, 다양성과 개방성이 혁신을 촉진시키는 중요한 근원이기에 혁신 과정에서는 조직 내에 축적된 자산에만 의존하지 말고 조직 안팎의 자산을 광범위하게 활용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조직 문화와 마이드 셋을 구축해 가야 한다.
우리 기업이 이와 같이 혁신 지향적인 기업을 추구해 가야만 첨예한 글로벌 경쟁하에서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확보하여 한국을 선진국으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작성일: 2004-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