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Date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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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風張帆:맞바람을 향해 돛을 펴라
복지 앞세우다 성장ㆍ경쟁력 묻혀선 안돼…지식서비스업 키워 良質일자리 만들어야
◆ 경영학회 5大 정책제언 ◆
상아탑을 지켜온 경영학자들이 차기 정부 국가 경영 어젠더를 제시하기로 뜻을 모은 것은 건설적인 정책 대안 경쟁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로 대표되는 대선 정국이 미래지향적 정책 대결보다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으로 흐르고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한국경영학회는 매일경제신문과 함께 국내 경영학 교수 3000여 명의 지적 역량을 한데 모아 차기 정부 국가 경영 어젠더를 제시했다. 경영학회와 매일경제신문은 제시된 5대 어젠더를 좀 더 쉽고 간결하게 요약해 정책의 캐치프레이즈로 삼기 위해 적절한 사자성어로 변환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렇게 해서 선정된 어젠더는 `역풍장범(逆風張帆)` `동주공제(同舟共濟)` `갈택이어(竭澤而漁)` `득롱망촉(得望蜀)` `약팽소선(若烹小鮮)` 등 다섯 가지다.
`맞바람을 향해 돛을 펴라(역풍장범ㆍ逆風張帆).`
글로벌 경제위기에 움츠리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실려 있다. 불안한 세계 경제, 급속한 고령화는 모두에게 부담이지만 거센 바람에 후퇴하지 않고 돛을 올려야 할 시점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신성장 동력을 키워 경제를 살리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분석한 대표적인 명저로 꼽히는 `폴트 라인(Fault Line)`의 저자인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포퓰리즘 정책이 경제의 유기적인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저해해 저성장으로 이어진 것을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산층 붕괴와 소득 양극화의 근본 원인으로 규정했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성장을 고성장으로 돌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이 한국 경제의 가장 절실한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대선 국면에서는 성장이나 신성장 동력 발굴, 글로벌 경쟁력 확대 등이 복지에 묻히고 있다.
송 교수는 "최고의 복지와 양극화의 진정한 해법은 일자리, 특히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여전히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려 외국인 근로자라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반면 청년실업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20대의 80% 이상이 대학을 졸업하는 현실에서 눈높이에 부합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잘 창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학회는 차기 정부의 첫 번째 어젠더로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선정했다.
국가와 기업 모두 향후 10~20년 후 한국을 먹여살릴 신성장 동력 발굴이 가장 시급한 경제 현안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주로 제조 분야 대기업이 담당해왔다. 그러나 지식 기반 경제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서는 지식 기반 서비스업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한국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이 중요하긴 하지만 자동화 등으로 인해 더 이상 고용이 많이 창출되긴 힘든 구조다. 송 교수는 "한국이 잘할 수 있지만 규제 등으로 인해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의료 교육 금융 문화콘텐츠 컨설팅 소프트웨어 등 지식 기반 서비스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국이 중요한 사례다. 태국은 수년 전부터 의료서비스산업을 개방하고 시장원리를 과감히 도입한 결과, 연간 150만명 이상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등 의료관광산업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송 교수는 "의료서비스산업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한다면 의료서비스산업은 물론 연관 산업인 관광 쇼핑 운송서비스 등에서도 양질의 일자리 수십만 개를 새롭게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성일: 201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