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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매일경제 2017년 3월 31일] 저성장시대 사업다각화 전략한계…M&A로 주력사업에 집중

Date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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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 / 한국 경제 정책제언 ◆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는 대한민국 경제.' 30일 서울 KAIST 홍릉캠퍼스에서 열린 한국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경영학자들은 추락하는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 제언을 쏟아냈다. 


◆ 조직문화·리더십 


백기복 국민대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조직문화 리스크와 리더십 리스크를 모두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직문화는 경직돼 있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풍전등화(風前燈火)' 상태다.

우리 기업의 조직문화는 '에펠탑' 유형에 속한다. 이는 강한 계층주의와 과업 중심적 관행이 겹친 형태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양적 성장의 시대에는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오늘날과 같이 질적 성장을 해야 하는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게 백 교수의 지적이다.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리더 자신이 또 다른 리스크의 원천이 되고 있다. 약자에 대한 갑질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등 리더십 리스크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 패러다임 


신동엽 연세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를 '패러다임 위기'로 진단했다. 'K매니지먼트'로 불리는 독특한 한국의 기업경영 모델이 그동안 성장엔진 역할을 해오다가 최근 환경 변화로 더 이상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K매니지먼트는 그동안 질적 경쟁력보다는 양에 초첨을 맞춰 공격적인 성장을 추구해왔다. 절대적인 상명하복 구조와 가부장적인 권위에 기반한 강한 조직 관리와 통제도 뚜렷한 특징이다.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통해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던 K매니지먼트는 2000년 전후 경쟁력이 파괴된다. 1990년대 중반 품질과 혁신이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과거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신 교수는 "새로운 한국형 기업경영 패러다임인 'K매니지먼트 2.0'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자율성과 다양성 개방성을 강조하면서 창조적 혁신이 가능한 경영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략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저성장 시대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핵심 사업과 역량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자발적·선제적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얘기다. 저성장과 치열한 경쟁이 겹치면 주력 사업과 연관이 없는 분야(비관련형)로의 다각화와 수직계열을 기반으로 한 선단식 경영이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송 교수는 현 시기는 내실경영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무조건 방어적 경영으로 움츠러들기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면 주력 사업 점유율을 높이고 국내외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우수 인력 확보 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는 진입 시점은 빠르게 가져가지만 대규모 투자 시점은 늦추는 단계적 투자 전략인 리얼 옵션(real option)적 투자와 마인드셋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사람 경쟁력 


박우성 경희대 교수는 우수한 인재와 조직력이 우리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조직에 대한 충성과 몰입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를 보면 일하는 시간은 길지만 성과는 낮은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시대가 왔지만 이에 맞는 인재는 찾기 힘들다. 앞으로 필요한 인재는 학습민첩성, 창의융합형, 수렵형, 근성과 인성 등을 고루 갖춘 사람이다. 새로운 시대에 한국 기업들에 필요한 사람 관리 방법은 시스템의 근본적인 혁신이다. 


◆ 노사관계 


이영면 동국대 교수는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립에서 이해관계 공유의 노사관계'와 '정부의 일방적 주도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이해관계 공유형 노사관계'를 제안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대립적인 노사관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는 독일·일본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세 가지 접근법을 내놓았다. 축소되는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법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의 영향력이 강했던 유럽 국가들도 지난 10~20년간 노동조합 조직률이 하락하자 정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두 번째로 비노조 사업장에도 노사협의회 등을 설치해 근로자의 집단적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단위와 업종 단위의 노사 협의 체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업가정신 


김도현 국민대 교수는 추락하는 기업가정신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사내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을 제안했다.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을 조직 내에서 만들거나 조직이 늘 젊음을 유지하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년 실시되는 기업들의 앙트러프러너십 활동을 측정하는 지표인 EEA(Entrepreneurial Employee Activities) 결과를 보면 혁신국가들의 평균치는 5.1인 반면 우리나라는 2.3으로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김 교수는 사내 앙트러프러너십 확대를 위해 사내벤처링을 제안했다. 사내벤처링에서 내부벤처링은 기업 내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사업 부문의 형태로 육성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외부벤처링은 외부의 가능성 높은 기업을 투자·인수하는 활동을 말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기업 인수 방식이 이것이다. 



작성일: 2017-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