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Date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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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물리학 등 자연과학 분야에서부터 사회학등 사회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이뤄진다. 얼마 전 끝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도 ‘노사모’라는 응집력과 전파력이 강한 지지자들의 네트워크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암웨이 등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들이 한국 사회 특유의 네트워크를 잘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해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급속한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이처럼 각 분야에서 네트워크 중요성이 커지면서 경영분야에서도 네트워크를활용한 경영전략 수립 필요성이 커졌다. 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많은 산업에서 경쟁 양상과 구조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선구적인 경영 사상가들은 기업간 경쟁이 점차 네트워크 경제학에 따라좌우된다는 측면에 주목해 이처럼 인터넷이 몰고 온 급격한 변화를 네트워크경제의 부상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네트워크 경제에서 핵심적인 전략적 이슈는 기업이 경쟁자를 물리치고 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유지·발전시키거나, 아니면 새로운 시장에 진입을 하는데 어떻게 하면 경쟁상 가치가 있는 네트워크, 특히 고객 네트워크를 창출하고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인터넷의 급부상과 함께 대두한 다수의 신 경쟁전략 논리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컸던 것은 승자가 독식한다는 수확체증의 법칙이었다. 수확체증의 법칙은특정기술이나 기업이 고객네트워크에서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면, 초기의 승자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고이윤을 향유하고, 나머지 기업들은 생존조차 어려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법칙은 최근 닷컴 붐에서 많은 경영자들의 전략적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 경영자로 하여금 고객 네트워크의 신속한 구축을 가장중요한 전략적 목표로 삼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닷컴 기업의 부침은 맹목적으로 수확 체증의 법칙을 받아들여 자기가 제공하는 제품 내지 서비스가 지닌 네트워크의 독특한 구조와 유형을 무시했다는 데 문제가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이제 우리는 네트워크의 전략적 시사점에 대해 더욱 냉철한 시각으로 재조명을 해 볼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잘 활용한 사례는 여러 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미국 항공산업의 예를 보면 70년대 후반 탈 규제 조치 이후 더욱 효율적인 방사형 노선 네트워크를 먼저 도입했다. 네트워크 크기를 신속히 확대함과 동시에, 마일리지 프로그램을도입해 대규모 네트워크가 가져다 주는 이익을 더욱 증대시키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였다. 이런 노력을 기울인 항공사는 승승장구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항공사는 파산 내지 피인수되는 운명을 맞았다. 이와 유사한 경쟁양상은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편 전체 네트워크 크기가 소비자 효익과 충성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항공산업이나 인터넷 포털과는 달리, 인스턴트 메시징에서는 친지 네트워크의 특성상 고객이 느끼는 효용이 친지들과 메시지를 교환하는 데에서만 발생하므로 특정 회사의 고객 네트워크의 전체 크기에 비례해 커지지 않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친지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인스턴트 메시징에서는 수확 체증의 법칙이 나타나는 대신 후발주자 진입이 이뤄지고 복수의 사업자에 따라시장이 분할되는 상태가 지속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례로 볼 때 경쟁전략 수립시 단순히 네트워크의 크기에만 집착하기보다는 네트워크와 연관된 소비자들의 혜택의 근원과 특성을 명확히 파악하는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경쟁전략은 이러한 네트워크의 구조적 특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수립돼야 함을 알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네트워크의중요성이 높아져만 간다.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전략을 세워 기존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신규고객을 적극 유치할 수 있다면 경쟁자와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 경제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http://news.empas.com/show.tsp/20030822n01991/?s=3231&e=3409
작성일: 200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