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중앙일보 2020년 10월 26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삼성의 도약을 이루어내다

Date2024-10-06

View 27

본문

news.joins.com/article/23902704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한 것은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주도한 신경영을 통해 글로벌화, 디지털화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선도적으로 잘 대응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신경영을 통해 질적 고도화를 통한 ‘21세기 글로벌 초일류기업’이라는 원대한 전략적 비전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제품, 사람, 경영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고도화를 위해서 연구개발(R&D), 마케팅, 디자인 등 소프트 경쟁력 강화에 총력 투자를 해 왔는데 이는 무형자산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21세기 지식기반경제에 부합되는 의미있는 전략 방향이었다.

 

특히 전자산업의 패러다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할 것이라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관련 신제품 개발 및 역량 강화에 선제적으로 총력 투자한 이 회장의 전략적 혜안도 삼성이 TV와 휴대폰에서 세계 1등으로 부상하는데 초석을 닦았다.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 삼성은 신경영의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핵심 인재들을 확보하고 조직구조, 문화, 가치체계, 평가와 보상, 경영 프로세스 등 경영 시스템의 주요 요소를 질을 최우선시하는 전사 비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재정렬시킴으로써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변신했다.  


 

삼성경쟁력의 원천 패러독스 경영

삼성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한 것은 신경영 이후 삼성식 패러독스 경영을 통해 복수의 경쟁우위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모리반도체 부문은 경쟁자에 비해 원가가 현격히 낮으면서도 최신, 최고 수준의 제품을 경쟁자보다 먼저 출시하고 고객별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였다. 이 회장이 주도한 패러독스 경영이란 이처럼 차별화와 저원가, 규모의 경제와 빠른 속도와 같이 양립이 불가능해 보이는 요소들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이다.  

 

신경영 이후 삼성은 ①대규모 조직이면서도 해외 경쟁자에 비해 의사결정과 실행의 스피드가 매우 빠르고, ②다각화되고 수직적 계열화되어 있으면서도 단위 사업의 전문적 경쟁력을 극대화했으며, ③미국식 전략경영과 일본식 현장경영의 장점을 조화시켜 삼성 특유의 새로운 경영시스템을 창출함으로써 삼성식 패러독스 경영을 정착시켜 왔다.  

 

이를 통해 삼성은 ①의사결정과 실행 측면의 스피드, ②복합화를 통한 시너지, ③기존 제품의 원가를 낮추고 품질을 개선하며 차별화시키는 진화적 혁신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즉 대규모 투자의사 결정에서 소유 경영자의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함께 역량 있는 전문 경영자와의 역할 분담이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높였고, 도전적 목표 설정과 위기의식 공유, 임직원들의 정열과 IT기반의 프로세스 혁신 등이 실행 속도를 높였다. 또한 부품과 세트를 수직적 계열화하고 관련 사업을 동시에 전개하면서 유기적 협력을 함으로써 복합화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해 냈다. 

 

결론적으로 신경영 이후 삼성은 지난 20년간 복수의 경쟁우위를 동시에 달성하는 삼성식 패러독스 경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킴으로써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였다. 이 회장이 주도한 삼성의 패러독스 경영은 국내외 기업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으며, 국내외 경영학계의 연구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의 도약을 이루어낸 이건희 회장의 명복을 빈다.


[출처: 중앙일보]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삼성의 도약을 이루어내다



작성일: 202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