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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매일경제 "신사업 성공하려면" (2009년 11월 26일)

Date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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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609827


글로벌 경제위기 직전 한국 기업들은 주력 사업들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중국 부상으로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으로 인해 성장 정체에 직면하게 될 것을 염려하여 신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비상경영 돌입으로 중단되었던 신성장동력 확보 노력이 최근 경제위기가 한 고비를 넘기면서 재개되고 있다. 


경제위기로 인해 기업들이 구조조정 매물로 나오고 우수 인력 확보가 쉬워진 이 시점이 여력이 있는 기업으로서는 신사업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적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과 불확실성 증대로 신사업 성공 확률은 급격히 낮아져 관련 사업으로 신규 진출했을 때도 25%가 안 되며 비관련 사업 진출 시는 10%도 안 된다. 그러면 신사업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는 신사업 검토 시 규모, 성장률, 수익성 등 사업 매력도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지만 기존 사업과 연관성에 따른 핵심역량 이전 가능성도 중시해야 한다. 


내게 매력적인 산업은 남에게도 매력적이게 마련이다. 최근 기업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좋은 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성공할 것이냐는 신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얼마나 빨리, 충분히 확보하느냐에 의해 좌우되기에 기존 사업과 신사업이 관련성이 높아 기존 사업 역량이 신사업으로 이전될 때 성공 확률이 가장 높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동일 업종에 속해 있거나 가치사슬상에서 인접해 있어 수직적 계열화가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관련성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관련성을 고려할 때 업종이나 가치사슬상 인접성보다 중요한 점은 신사업의 핵심 성공요소 내지 업종 개념이 기존 사업과 얼마나 유사하여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역량과 경영시스템 등이 이전 가능한지 여부다. 


반도체업인 인텔이 소비자용 정보가전으로 진출했다가 실패한 것도 업종 개념이 기존 사업과 상이하여 핵심역량의 이전 가능성이 낮았고 경영시스템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통신서비스 등 콘텐츠 유통채널을 장악한 기업이 콘텐츠 창출 사업으로 수직적 계열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추구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도 업종 개념이 상이한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반면 삼성과 LG가 LCD산업에 후발주자로 들어가 성공한 것은 반도체업에서 축적했던 세계 최고 공정기술력을 공정이 유사한 LCD업으로 단시간에 이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사업 진출 시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바로 `기존 사업과 역량, 고객, 유통 등 측면에서 관련성이 얼마나 높으냐`다. 


하지만 굳이 기존 사업과 관련성이 높지 않은 분야에 진출하고 싶다면 이 분야에서 역량을 이미 확보한 기존 기업을 M&A하여 진입하는 것이 내부 진출보다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신사업 진출 시 반드시 진입 비용과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진입 비용이 너무 높아 미래에 발생 가능한 이익을 모두 잠식한다면 신사업 진출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영자들은 신사업 진출을 고려할 때 신사업 매력성에 도취한 나머지 진입 비용이나 실패 시 위험성은 간과할 때가 많다. 


신사업 진출은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높다. 따라서 신사업 진출 시 `이 신사업 진출에 실패했을 때 모기업은 건재할 수 있는가?` `실패 시 투자 자금을 회수하면서 빠져 나올 방안 (exit plan)은 있는가`라는 질문을 꼭 해야 하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부정적이라면 기존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또한 지원 기준과 동시에 퇴출 기준(exit rule)도 사전에 명시해야 실패한 신사업을 계속 지원하다 동반 부실해지는 우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작성일: 201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