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대학신문 관악시평 '글로벌 아웃소싱이 세계를 바꾼다' (2006년 3월 6일)

Date2024-10-06

View 39

본문

필자는 최근 인도를 여행하였는데, IT분야 등에서 인도의 성장은 실로 놀라왔다.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로 인도에서 아웃소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부모들은 자식이 공부를 안 하면 “중국, 인도 아이들처럼 굶는다”라고 하였지만 21세기에는 “중국, 인도 아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라고 말해야 하는 세상이 왔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는 글로벌 아웃소싱의 증가에 의한 구조적 실업 문제가 쟁점이었다. 미국에서는 지난 수년간 약 40-50만개의 IT관련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었으며, Forrester Research는 2010년까지 330만개의 사무직 일자리가 해외 이전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과거엔 공장의 해외이전에 따른 생산직의 실업이 문제였지만 최근에는 사무직 및 전문직의 일자리까지 해외 이전이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 의회에서는 글로벌 아웃소싱, 특히 business process outsourcing (BPO)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왜 R&D, 경영관리 등 고부가가치 활동을 해외로 이전시키고 있는가?  그 해답은 글로벌 경쟁의 심화에 대응한 글로벌 기업들의 ‘초국적기업’으로의 변신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무한 경쟁의 전개로 인해 선도기업들도 전세계 최적의 입지에서 최적의 인적, 생산, 기술 자원을 소싱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IT기술 및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은 지리적 장벽을 극복하여 해외로 기업 활동을 이전시키고 이를 본국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또한, 인도 등 개도국에서 배출되는 엔지니어 및 전문직의 양적, 질적 성장도 글로벌 아웃소싱을 가속화시켰다. 해외로 연구소나 비즈니스 기능을 이전하더라도 업무의 질 저하는 별로 없이 현저하게 낮은 임금에 따른 큰 폭의 원가 절감이 되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글로벌 아웃소싱의 확대가 당연한 행태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공장의 해외 이전으로 인한 산업공동화와 청년 실업난으로 대변되는 구조적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의 선도기업들도 글로벌 무한 경쟁하에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공장의 이전을 넘어 글로벌 R&D 네트워크 구축, BPO등을 통해 글로벌 아웃소싱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문제로부터 우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면, 글로벌 아웃소싱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글로벌 아웃소싱의 증대를 일자리의 해외 유출 관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근시안적인 시각이다. 90년대 미국의 IT장비업체들은 부품을 글로벌 소싱함으로써 가격을 30%까지 낮추었고, 이로 인해 IT투자 붐이 조성되어 IT산업 전반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었다. 특히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한 원가 절감과 매출 증대로 인해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프로젝트 매니저 등 고부가가치/고임금 직종 및 연관 산업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었다. 따라서, 글로벌 아웃소싱에 대한 규제는 글로벌 경쟁하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는 좋지 않은 발상이다. 바람직한 해법은 이노베이션의 촉진을 통한 신제품/기술의 개발 및 연관산업의 육성 발전을 통해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계속 창출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강점이 있는 IT 분야나 제조업의 엔지니어링 분야 등에서 선진 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대학생들도 최근의 청년 실업이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의 구조적인 트렌드임을 잘 인식하여 자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글로벌 아웃소싱의 증가 추세는 국적, 성별을 불문하고 인재를 전세계에서 확보하여 중용하는 경향도 강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인재들에게는 글로벌 기업에서 능력을 발휘하여 CEO까지도 올라 갈 수 있는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성일: 200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