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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매일경제 칼럼 '경제위기 속 승자 기업의 길' (2009년 6월 2일)

Date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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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309036


미국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 폭락했던 전 세계 경기 침체가 3월 이후 일부 회복하고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 1분기 실적도 환율 효과 등으로 염려했던 것보다 좋게 나왔다. 하지만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 규모와 심각성을 볼 때 세계 경제 진로는 불확실성이 높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은 한국 기업들에 심각한 위기인 동시에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과 핵심 역량 강화에 매진함으로써 한국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탄생하였듯이 이번 위기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부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계 경제가 V자형 급반등을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여전히 L자형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현금 흐름을 가장 중시하는 비상경영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로 경영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비상경영의 핵심은 수익성과 내실경영을 위주로 한 생존전략으로서, 유동성 관리, 자산건전성 제고,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인력ㆍ사업 구조조정, 매출채권ㆍ재고ㆍ연체율 관리 강화가 핵심이다. 또한 핵심역량과 사업에 보다 집중하고 현금 흐름 창출력이 낮은 비핵심 활동과 적자 사업은 과감히 아웃소싱하거나 매각 또는 청산을 고려해야 한다. 


심각한 불황기는 시장 지위가 바뀌고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시기로서 한계기업 도산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시장 점유율 제고가 가능하다.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맥킨지에 따르면 경제위기 상황에서 특정 산업의 상위 25% 업체 중 40% 이상이 탈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 주력산업인 메모리 반도체, LCD, 조선 등에서도 경쟁력이 취약하거나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였던 글로벌 경쟁자 중 상당수가 이번 위기로 인해 도산하거나 점유율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재무적 건전성과 핵심 역량을 강화해 왔던 한국 기업들은 원화 가치 절하로 인한 상대적 수출 경쟁력 강화까지 더해져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서 핵심사업 경쟁력과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을 취한다면 경제위기의 궁극적 승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외환위기를 기회로 삼은 웅진코웨이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경제위기 시대에는 저평가된 국내외 기업들을 인수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함은 물론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호기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원화 가치 상승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올해 하반기와 내년이 외국 기업을 M&A하는 데 최적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여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국내외 우수 인력 확보와 R&D 투자를 통한 미래 핵심 역량 확보 활동도 꼭 필요하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구조조정을 하게 되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확보하기 쉽지 않았던 글로벌 우수 인력 확보가 용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이로 인해 고조된 불확실성 상황은 기업에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제공하므로 경제위기 전개와 불확실성에 대한 보다 냉철하고 합리적인 대응과 전략적 사고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특히 10여 년 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 체질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삼성 LG 같은 국내 선도적인 대기업들은 이번 경제위기를 주력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기로 활용하는 데 전략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작성일: 2009-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