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Date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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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경제 및 기업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어떻게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가” 하는 문제다. 1960년대 이후 정부 주도의 급속한 경제개발 과정에서 한국은 경공업에서 시작, 중화학공업으로 신성장동력을 성공적으로 발굴해 왔다. 이런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에 부응해 1990년대 후반 경제위기 이전 한국 기업들은 신사업에 적극 진출하는 등 성장 일변도 전략을 구사했다. 특히 1980년대 이후에는 기업 주도의 신성장동력 발굴이 활발하게 전개됐는데 삼성, LG 등이 주도해서 지금까지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반도체, LCD, 휴대폰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경제위기 과정에서 과도한 신사업 진출 등 양적 팽창 위주의 공격적 전략을 펼치던 기업 상당수가 망하고 주주 이익 중시의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짐에 따라 성장보다는 수익성과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기업 전략이 크게 변했다. 그 결과 한국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선진국 기업들보다도 낮아지고 이익률도 향상됐다.
하지만 경제위기 이후 지난 10년간은 온라인게임 등 IT산업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신성장동력 산업이 발굴되지 않아 1990년대까지 신성장동력으로 진입한 조선, 중공업, 메모리반도체, LCD, 휴대폰 산업 등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경제위기 이전에 진입한 주력 산업들이 속속 성숙기에 접어들고 중국과 인도 등의 부상으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 양상이 나타나면서 한국 경제는 곧 성장 정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 향후 10~20년 후 우리를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의 발굴은 가장 시급한 현안이 됐다. 그러면 신성장동력은 어떻게 발굴해야 하는가?
필자는 경영전략 교수로서 기업의 신사업 전략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국가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관련해서는 그리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시장경제하에서 기업이 국가경제의 가장 중요한 주체가 되고 있으며 정부는 이런 기업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및 기초 지식 확보 측면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세계적 추세를 감안해볼 때, 기업의 경영전략 관점에서 국가의 신성장 동력 발굴 전략 원칙을 제시하고 평가하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는 21세기 초반 글로벌 지식기반경제 시대의 도래 등 메가트렌드에 대한 고려와 함께 기업의 신사업 발굴 원칙과 방법론을 중심으로 국가 및 기업이 어떻게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기업의 신사업 발굴 원칙에 대해서 살펴 보기로 하자. 기업이 신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신사업 검토 시 규모, 성장률, 수익성 등 산업의 매력도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진출대상 산업의 매력도를 검토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석 기법이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가 제시한 ‘5 forces’ 기법이다. 5 forces 기법은 기존 기업의 경쟁양상, 진입장벽과 잠재적 진입자의 위협, 공급업자의 협상력, 구매자의 협상력, 대체재로부터의 위협을 산업의 구조적인 매력도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인으로 보고 분석을 진행한다. 기존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진입장벽이 낮을수록, 공급업자나 구매자의 협상력이 강할수록, 대체재의 위협의 높을수록 특정산업의 매력도는 낮아지게 된다. 신규진입자 입장에서도 이런 다섯 가지 측면에서 진입 대상 산업의 구조적인 매력도를 분석, 보다 매력적인 산업에 진입하게 되는데, 다만 신규진입자 입장에서는 기존 기업과는 달리 진입장벽이 낮을수록 진입이 용이하기에 보다 매력적일 수 있다. 한편 산업의 매력도는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로 이어지는 산업의 수명주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매력적인 신성장동력산업은 아직 경쟁구도가 확립되지 않고 고속 성장이 이뤄지는 도입기나 성장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신규 진입 대상 산업을 선정할 때는 보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향후 최소한 10~20년 이상 영향을 미칠 외부환경상의 메가 트렌드 변화도 잘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 저출산, 웰빙 지향성 등 사회문화적 트렌드와 자원전쟁의 심화와 환경 문제의 중요성 증대, 그리고 산업혁명에서 글로벌 지식기반경제로의 이행 등이 현 시점에서 신규 진출 대상 산업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한 메가 트렌드다.
특히 글로벌 지식기반경제의 전개는 신성장동력 발굴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매우 중요한 메가트렌드다. 지식경제시대의 대표 산업으로는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정보기술(IT), 로보틱스 등 지식기반 하이테크산업과 컨설팅업, 투자금융업, 의료서비스, 고등교육서비스, 소프트웨어산업, 문화콘텐츠산업 등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이 꼽힌다. 이들 지식기반 산업에서의 시장의 표준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지식재화를 누가 먼저 창출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물론 가치 있는 지식재화를 선점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고, 실패확률도 높다. 하지만 선점해놓은 지식이 시장 표준으로 자리잡고, 원천기술특허 등 지적재산권으로 확실히 보호받을 경우 어마어마한 보상이 따른다. 표준을 장악한 초기경쟁의 승자가 장기간 고(高)이윤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초기경쟁의 패자나 후발진입기업은 생존조차 어려워지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과 수확체증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자본•노동•토지 등 재무제표에 나오는 유형재화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반면 지식경제시대에는 경쟁자가 모방하기 어려운 차별적인 기술력, 프리미엄 브랜드, 강한 경영시스템과 조직문화, 맞춤형 고객 서비스 제공 능력 등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 무형자산이 중시된다. 특히 지식자산이 글로벌 경쟁우위의 원천으로서 최우선시됨에 따라 차별적인 지식을 창출해내는 혁신능력과 혁신의 주체인 핵심인재 확보가 국가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게 됐다.
R&D•디자인- 제조- 마케팅- 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도 시대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산업화 시대에는 가치사슬의 가운데인 제조단계가 이익 창출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었다. 즉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추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거나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생산원가를 줄이는 형태의 단순 제조 활동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창출했다. 가치사슬의 각 단계별 이익(부가가치) 창출능력을 그림으로 그리면 중간단계인 제조부문이 가장 높은 ‘역(逆) U자’ 형태가 나타났던 것이다. 반면 지식경제시대에는 가치사슬의 앞쪽인 R&D•디자인•핵심부품•소재•소프트웨어•콘텐트 개발 등의 활동과 뒤쪽에 위치한 마케팅•토털솔루션 제공 형태의 서비스 활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U자형 곡선이 나타난다. 이처럼 산업화 시대에서 지식경제로 넘어가면서 가치사슬 곡선이 ‘역(逆) U자형’에서 ‘U자형’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사람의 웃는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스마일커브’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글로벌 지식기반경제하에서 국가나 기업의 신성장동력 산업 발굴은 새로 부상하고 있는 지식기반산업과 스마일 커브에 대한 냉철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립돼야 할 것이다.
신사업 발굴시에는 메가트렌드 및 신사업 자체의 산업 측면에서의 매력도와 함께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에 따른 핵심역량의 이전 가능성도 중시해야 한다. 내게 매력적인 산업은 남에게도 매력적이기에 너, 나 할 것 없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특정 산업에 뛰어들게 된다.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기업들이 앞다퉈 진입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그 좋은 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성공할 것이냐는 신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얼마나 빨리, 충분히 확보하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기존 사업과 신사업이 관련성이 높아 기존 사업의 역량이 신사업으로 잘 이전될 때 성공 확률이 가장 높다. 국가적인 차원의 신성장동력 발굴 시에도 이런 원칙은 중요하다. 예를 들면 한국이 축적한 세계적인 IT기술력을 활용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 시에도 IT와의 융복합화 기술제품 개발 및 IT기술 접목에 초점을 맞춘다면 경쟁국과의 차별화를 통한 성공적인 진입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동일 업종에 속해 있거나 가치사슬 상 인접해 있어 수직적 계열화가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관련성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관련성을 고려할 때 보다 중요한 점은 신사업의 핵심 성공요소 내지 업의 개념이 기존사업과 얼마나 유사하느냐 하는 점이다. 반도체산업의 인텔이 최근 소비자용 정보가전 등으로 신규 진출했다가 실패한 것도 바로 이처럼 업의 개념이 기존 사업과 상이해 핵심역량의 이전 가능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콘텐츠의 유통채널을 장악한 기업들이 콘텐츠 창출 사업으로 수직적 계열화를 추구했지만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도 업의 개념이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과 LG가 LCD산업에 후발주자로 들어가 성공한 것은 반도체산업에서 축적했던 세계 최고의 공정기술력을 공정 특성이 유사한 LCD산업으로 단시간에 이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신사업 진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바로 “기존사업과 역량, 고객기반, 유통 채널 등의 측면에서의 관련성이 얼마나 높은가” 이다. 즉 신사업에 독자진출 하는 경우 관련성이 높아서 기존사업과 신사업간에 시너지가 창출되는 분야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사업 진출 시에는 반드시 진입비용 및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진입비용이 너무 높아서 미래에 발생 가능한 이익을 모두 잠식한다면 신사업 진출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신사업 진출은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경영자들은 신사업 진출을 고려할 때 흔히 신사업의 매력에 도취한 나머지 진입비용이나 실패시의 위험성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사업 진출 시에는 “이 신사업 진출에 실패했을 때 모기업은 건재할 수 있는가?” “실패시 투자 자금을 회수하면서 빠져 나올 방안 (exit plan)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반드시 해야 한다.
21세기 초반의 메가트렌드와 기업의 신사업진출 전략 원칙을 고려해 볼 때 이명박 정부에서 설정한 지식/혁신주도형 산업 강국 건설이라는 신신성장동력 발굴 전략은 어떻게 평가해야 하며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현 정부에서는 신성장동력 확보의 기본방향으로서 혁신을 통한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초일류화, 미래 기술 트렌드 등을 고려하고 선택과 집중 원칙에 기반을 둔 신산업의 창출, 서비스산업의 성장동력화와 혁신역량 강화를 선정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신성장동력 관련 정부 정책의 방향성은 앞서 필자가 제시한 글로벌 지식기반경제의 전개 등 21세기 초반의 패러다임 변화 및 기업의 신사업 발굴 원칙에 대체적으로 부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먼저 기존 주력산업의 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는 현 시점에서 단기적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다. 지식기반경제는 지식기반산업뿐 아니라 전통산업의 경쟁 패러다임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전통산업도 지식기반을 고도화하지 않을 경우 날로 치열해져 가는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범용제품의 원가경쟁력 우위에 안주하던 한국의 화학섬유 산업이 지식기반 고도화에 실패하고 결국 중국에 추격당한 것이 좋은 예다. 반면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했던 한국 조선업계의 성공적 변신은 한국의 전통제조업이 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식기반 고도화에 대한 부단한 투자와 노력을 통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주문 설계 능력을 갖췄다. 또 세계 조선의 역사를 바꾼 육상건조기술 등 획기적인 신공정 기술을 개발해 전통적 강자인 일본을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LNG선 등 고부가가치 제품 군에서도 1위를 달리는 게 고무적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한국 조선업계가 LNG선을 팔 때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GTT사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 아쉽다. 이는 한국 업계가 지식기반 고도화 노력을 한층 강화해 한국이 원천기술을 확보한 새로운 개념의 배를 만듦으로써 해결해나갈 과제다.
특히 기존 제조업 중심의 주력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스마일커브를 따라서 경쟁력의 축을 급속히 변화시키지 못한 채 조립•제조 위주의 사업모델만을 고수한다면 주력 산업조차도 글로벌 경쟁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인도의 자동차업체가 오토바이 가격 수준인 2500달러대의 자동차를 출시하고, 중국 기업들은 도저히 믿기 어려운 초저가의 공산품을 쏟아내면서 기술력도 급격히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R&D,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등 마케팅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가치사슬 상에서 2차 산업인 제조업을 서비스 중심의 소프트 경쟁력과 결합시켜 2.5차 산업으로 변신시킬 수 있어야 21세기 지식기반경제에서 한국의 제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핵심소재/부품산업의 육성 및 IT 융합기술/제품 개발도 스마일 커브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신산업의 창출에 있어서 앞서 제시한 지식기반경제, 고령화, 웰빙지향, 자원전쟁 및 환경의 중요성 증대 등의 메가트렌드를 반영해 로봇 등 지식기반하이테크산업, 고령친화용품 및 의료기기 등 미래생활산업, 환경에너지산업 등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정책방향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신성장동력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산업은 수백, 수천가지가 될 수 있지만 한정된 국가적 자원을 고려해 볼 때 이 모든 산업을 모두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해서 육성할 수는 없으며 결국 국가의 신성장동력산업 발굴 정책에도 핵심역량의 활용 및 이전 가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선택과 집중의 원칙은 중요하다. 특히 기업의 신사업 검토시 핵심역량의 이전가능성과 기존사업과의 시너지가 매우 중요하듯이 한국의 국가적 핵심역량이라 할 수 있는 IT기술, 반도체기술, 제조기술력 등을 이전시켜 이런 신성장동력 산업과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한다면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또 앞서 강조한 바와 같이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의 육성을 통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반성장 도모 정책 방향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식기반서비스가 스마일 커브로 대변되는 제조업의 고도화는 물론 그 자체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의 중요성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투자금융, 교육, 의료, 컨설팅, 문화•콘텐트, 디자인,소프트웨어 등 지식기반 서비스업 산업의 육성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이러한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풀면서 정부는 필요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보다 전반적인 의료수준이 낙후한 태국은 의료 서비스산업을 개방하고 시장원리를 과감히 도입한 결과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반면, 한국의 의료서비스산업은 한방, 성형수술, 남성수술, 치과, 일부 암수술, 건강검진 분야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고 선진국에 비해서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등과 관련된 과도한 규제로 인해 태국의 5%도 안 되는 외국인 환자만을 유치하고 있는 현실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인 금융서비스산업의 육성도 보다 과감히 추진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현 정부의 신성장동력 발굴, 육성 정책의 방향성은 21세기 초반의 메가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기업의 신사업 발굴 원칙과도 부합한다. 따라서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기업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최대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돼야 할 것이다. 특히 기술이 점점 복잡해지고 개발 속도는 빨라지는 한편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기업간의 긴밀한 협력은 물론 기업과 대학, 정부연구소와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는 개방적 혁신 시스템의 구축도 중요하다. 최근 전경련 등이 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신성장동력산업 발굴과 관련해서 정부에 가장 바라는 지원 방향으로 절반 정도의 기업이 ‘R&D 지원’을 선정한 것도 신성장동력 발굴에 있어서 국가혁신시스템 (national innovation system)의 중요성을 잘 일깨워주고 있다.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과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급변이라는 긴박한 시대적 상황 하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육성은 현 정부의 국가적 아젠다 중 가장 중요한 과제다.
필자소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컬럼비아대 교수를 지냈다. 미국경영학회(AOM), 유럽국제경영학회(EIBA) 최우수 박사논문상을 수상했고 Management Science 등 세계적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컬럼비아대, 서울대 경영대 최우수강의상과 연세대 우수업적교수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서울대 Global MBA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작성일: 200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