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매일경제 칼럼 "비즈니스 모델 선도 기업이 강자된다" (2009년 8월 13일)

Date2024-10-06

View 43

본문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429598


글로벌 경제위기가 큰 고비를 넘기고 있는 것 같다. 위기가 오게 되면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가 수반된다. 먼저 공급자 측면에서 기업 파산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쟁구도와 산업구조의 재편이 나타난다. 


수요자 측면에서 고객 니즈도 변하게 되는데 이를 먼저 파악하여 새 제품,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하는 기업이 강자로 부상하게 된다. 특히 후발ㆍ신생기업에는 패러다임 변화의 시기가 선도기업을 상품이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추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성공의 덫에 빠져 패러다임 변화에 둔감하고 기존 제품 표준과 비즈니스 모델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와해적 혁신` 위협을 경시하던 선도기업이 몰락한 사례도 무수히 많다. 


특히 경쟁자가 상대적으로 쉽게 모방하는 경향이 있는 제품, 기술, 서비스의 혁신보다 변화하는 고객 니즈와 기존 비즈니스 모델 간에 갭이 크게 발생할 때 이 갭을 다시 좁혀 고객 가치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키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하게 되면 경쟁자가 쉽게 모방하기 힘들어 파괴력이 배가된다. 선도기업은 기존 제도와 시스템에 함몰되고 협력업체, 직원,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변화에 대한 저항에 직면하여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필요성을 인지하더라도 새 비즈니스 모델로 쉽게 변신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로 인한 패러다임 변화를 먼저 읽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둔 사례는 한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외환위기 와중에서 매출이 30% 이상 격감했지만 생산-판매의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을 생산-렌탈-서비스로 혁신하여 10년 만에 매출을 20배 이상 끌어올린 웅진코웨이가 대표적 예다. 외환위기로 고가 내구재 구매를 주저하던 고객을 렌탈제 도입을 통해서 적극 유인했다. 또한 고객들이 정수기 구매 의사가 있음에도 필터 관리의 어려움과 고비용 지출로 주저하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코디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하여 전문적 서비스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획기적으로 증진시켜 독보적 1등 기업이 되었다. 최근에는 신용카드사와 제휴하여 카드사용액에 따라 렌탈료를 돌려주는 `페이프리`라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경제위기 와중에도 올해 2분기 렌탈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2% 증가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였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카드대란 시기에 현대카드와 같이 업계 판도를 흔들어야 하는 후발ㆍ신생기업이 주도하는 사례가 많지만, 선도 기업이 이를 주도하여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한 사례도 보인다. 공격적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신개념 화장품 개발과 신방판 경로 개척을 통해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최근 경제위기에서도 고객 맞춤형 토털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리따움`이라는 신개념 매장을 도입함으로써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아모레 퍼시픽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도약을 거듭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고객 니즈 변화 방향과 속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상당수 고객들이 보다 합리적인 소비 패턴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고객의 변화를 먼저 읽고 선도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한다면 경제위기로 인한 패러다임 변화가 특히 후발 도전자에게는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도 기업이라도 고객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진부해진 기존 비즈니스 모델만을 고수하다가는 몰락할 수 있다는 점을 기업들은 명심해야 한다



작성일: 2009-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