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매일경제 중소기업학회 춘계학술대회 (송재용 교수/이윤진 조교 IBK 학술우수상 수상 관련 기사) (2009년 4월 6일)

Date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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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학회 2009년 춘계학술대회  

 

장인정신 고집 교토식 경영 주목해야

 

   

"기술력만 있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중소기업에는 한 번 거래를 튼 고객은 절대 놓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대기업과는 다른 중소기업만의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중소기업학회와 기업은행이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중소기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중소기업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했다. 


김 교수가 제안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스피드와 브랜드를 무기로 한다. 


김 교수는 "고객 신뢰만 제대로 얻을 수 있다면 중소기업에는 영업부장이 필요 없다"며 "신뢰를 얻은 고객 한 명이 다른 고객을 소개해준다면 굳이 회사에서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이 굳이 대기업 모델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대기업을 따라가다 보면 망하기 십상이라는 게 김 교수 생각이다. 


김 교수는 "장비나 기술로 승부할 것이 아니라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스피드 있는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대규모 광고비를 못 쓴다. 하지만 탄력성이 높아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니 사례를 들었다. 10년 전만 해도 누구도 소니가 삼성에 뒤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아날로그`에 너무 강해 변화를 거부했던 나머지 소니는 `디지털화`에 성공한 삼성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들에 바로 이런 탄력성이 필요하다"며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빨리 인식하고 변신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삼성의 새로운 경쟁자로 아이팟(i-pod)을 만들어낸 애플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아이팟이 `꽃`이라면 아이팟을 추종하는 수많은 `꿀벌`들이 있었다"며 "중소기업들이 나를 도와주는 우군(고객)에게 신뢰를 얻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불고 있는 `그린 붐`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그린 붐이 IT 거품처럼 언젠가 거품으로 바뀌어 터져버릴지 모르지만 트렌드를 거부하지 말고 과감히 올라탈 필요가 있다"며 "10년 뒤 거품이 될지 모르지만 최소한 10년간은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주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물론 중소기업들이 경쟁해야 할 대상은 대기업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경쟁해야 할 대상은 우리나라와 외국 대기업이 아닌 독일이나 일본 중소기업이다. 


김 교수는 "중국과 원가경쟁을 하는 중소기업 등 중기 유형은 굉장히 다양하다"며 "향후 중국과 싸우는 중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고 일본ㆍ독일과 싸우는 중기가 우리나라의 기대주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내 시장에서 싸우는 중소기업이 `아마추어`라면 세계 시장에서 싸우는 중소기업을 `프로`라고 지칭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장인 정신을 중시하는 `교토식 경영`을 주목해야 할 때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도쿄의 루이비통이라 불리며 미국 국방부와 소니를 고객으로 두고 직원도 6명에 불과한 일본 금형회사 `오카노공업`이 지향해야 할 모델이다. 


그는 "1980년대 대기업과 함께 성장해온 것이 우리 중소기업이었다면 이제 자체 `팬(고객)`을 가진 프로로 세계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 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나온 이장우 경북대 교수도 "내수 1등은 더 이상 실속이 없다. 고객 신뢰와 브랜드를 바탕으로 세계 1등이 되어야 한다"고 동의했다. 


이 교수는 다만 "세계 1등이 되기 위해선 우리 중소기업들이 또 하나 넘어야 할 벽이 특허권과 지식재산권 문제"라며 "1인 창조기업 등을 활성화해 개인 창의성을 자산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형 중기청 경영지원국장은 "남들은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하는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다품종 소량을 생산하는 기업만이 훌륭한 중소기업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병휘 KOTRA 통상조사처 처장은 "요즘 기업들은 돈이 있어도 안 푼다. 하지만 전 세계 정부가 경기 부양책으로 풀어낸 돈이 2조4700억달러"라며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2~3년 전만 해도 한국 부품을 거들떠보지 않던 벤츠나 BMW 등이 한국 부품기업에 눈을 돌릴 정도로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걸 느낀다"며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원 배종태 교수와 박사과정 김중현 씨가 3일 윤용로 기업은행장(오른쪽)으로부터 IBK학술상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고 있다.   

 

한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학회와 IBK학술상을 제정해 지난 1년간 발표한 중소기업 관련 논문 중에서 우수 논문 2편을 시상했다. 


최우수논문상에는 배종태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박사과정 김중현 씨가 공동으로 저술한 `대중소기업 신제품 개발 협력 과정과 상생정책`이 선정됐고 우수논문상에는 송재용 서울대 교수와 이윤진 씨(서던캘리포니아대 박사과정)가 응모한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의 창업CEO 교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가 선정됐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위기 때 역량을 강화해 놓지 않은 기업은 경기가 좋아져도 살아남지 못하더라"며 "기업은행도 기술은 있는데 재무적 여건이 미비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작성일: 2009-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