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용 교수님의 칼럼 및 기사

매경이코노미 경영에세이 '컨버전스가 대세다' (2004년 3월 3일)

Date2024-10-06

View 25

본문

최근 인터넷, 통신,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네트워크경제가 본격적으로 전개되 기 시작하면서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의 융·복합화(Convergence) 추세가 강 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2004년 경제 의 주요 키워드를 선정할 때 컨버전스를 의미하는 ‘融’을 첫번째로 꼽은 바 있다.


따라서, 기업 경영에 있어 이러한 컨버전스 추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략적 대응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시점이다.


최근의 컨버전스 추세는 크게 제조업체들의 토털솔루션제공자(Total Solution Provider)로의 변신, 금융업체들의 지주회사로의 변신, 그리고 Digital Conver gence의 가속화라는 세 가지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먼저 제조업체들은 제품 과 솔루션, 서비스를 결합해 토털솔루션 제공자로의 변신 노력을 강화하고 있 다.


IBM의 경우 90년대 초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과거 제품, 기술지향적 특 성이 강했던 전략과 조직문화를 고객지향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단순히 상품만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연계된 종합적인 솔루션과 서비스를 동 시에 제공하는 토털솔루션제공자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GE도 발전 설비, 의료기기, 항공기엔진 등 고가제품의 단순판매에 그치지 않고 금융서비 스 등을 결부시킴으로써 상품의 고도화, 복합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했고 잭 웰 치(Jack Welch) 사장 재임기간 중 영업이익률을 4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었다.


국내기업의 경우 IMF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웅진코웨이가 정수기의 판매 모델 을 렌털 모델로 전환시키고 ‘코디’들로 구성된 서비스 네트워크를 성공적으 로 구축함으로써 시장 지위를 보다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코디들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제고시킴으로 비데, 공기청정기 등 연관 제품분야에 쉽게 신규 진입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토털솔루션 제공자로 변신하려는 노력은 최근 제조업 부문의 선도기업 들에게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많은 기업들의 주력상품이 성숙 기에 접어들어 차별화가 쉽지 않고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는 범용재 (Commodity) 화됨으로써 선도기업의 경우에도 더 이상 고이윤을 향유하기 어렵게 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선도기업의 경우 이미 다수의 우수 고객을 확 보하고 있기에 이러한 고객들에게 종합적인 서비스와 솔루션을 함께 제공함으 로써 고객의 전환비용을 높여 충성도를 제고하는 한편으로 ‘Commodity Trap’ 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와 마진을 지속적으로 향유하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한편, 금융산업에서도 선도기업들이 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켜 과거 별도로 전 개되던 은행, 증권, 보험, 투신 등 금융 비즈니스의 융·복합화를 추구하고 있 다.


최근 나오고 있는 방카슈랑스, 주가지수연계예금 등이 금융권의 대표적인 컨버전스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컨버전스 추세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 술을 이용해 제품, 서비스, 산업의 융·복합화를 추구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현 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는 통신서비스업체들이 주도해 통신 플 래폼을 활용하여 방송, 금융, 유통, 텔레매틱스등을 융·복합화하는 서비스 차 원의 컨버전스, 인터넷 포털이 중심이 된 콘텐츠의 컨버전스, 카메라폰으로 대 변되는 하드웨어 차원의 컨버전스 등 여러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컨버전스 현상은 인간들의 삶은 물론 기업의 경쟁양상, 경영전 략에도 심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전통적인 산업간 경계가 붕괴 되고 신경쟁관계에 따른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예컨대, 과거 은행들이 잠재적 인 경쟁자로도 간주하지 않던 통신서비스업체들이 모바일 뱅킹이 활성화되게 되면 주요한 경쟁자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를 성공적으로 주도하는 기업은 막대한 가치와 경쟁력을 창출하게 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위험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 교수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일: 2004-03-07